친구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시간 진짜 빨리간다라는 이야기를 쉽게 하곤한다. 어릴 때는 하루라도 빨리 더 어른이 되었으면 바랬지만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시간이 더 빨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과연 나만의 착각인 것일까? 도파민의 작용에 대해서 알아본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파민
1. 시간이 빨리 가는지에 대한 실험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이 정말 나이에 관한 것인지 미국에서 한 실험이 있었다. 20대와 60대를 대상으로 ‘3분’을 마음속으로 세다가 3분이 지났다고 생각될 때 얘기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20대는 3초 안팎으로 3분의 시간을 상당히 정확히 알아맞힌 데 비해 60대는 40초 정도가 더 지나서야 3분이 지났다고 얘기했다.
2. 실험의 결과가 말해 주는 것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은 서로 다른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 뇌의 선조체(짙은 부분) 안에 있는 돌기신경세포들로 이뤄진 신경회로는 우리가 의식하는 시간을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돌기신경세포라는 이름은 신경세포에 수많은 돌기가 나 있어 붙여지며 이 회로의 규칙적 진동이 의식적인 시간 감각에 대한 기준으로 작동한다.
과학자들은 이 회로가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에게서 다른 속도로 진동하기 때문에 주관적으로 느끼는 시간의 길이가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 회로는 왜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에서 다르게 움직일까? 선조체 신경회로의 진동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입력 신호 중 하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새로운 것을 학습할 때나 기분 좋은 보상이 주어질 때 분비되는데, 선조체 돌기신경세포의 활성은 이 도파민의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도파민이 많을 때에는 활성이 강해져 선조체의 회로가 빠르게 진동하는 반면, 도파민이 적을 때는 활성이 낮아져 천천히 진동한다. 우리 뇌는 나이가 들면서 도파민을 적게 생산하고 도파민에 반응하는 능력도 줄어든다.
즉, 도파민이 많이 분비될 때에는 시간에 대한 내 안의 기준이 빠르게 돌아가니 상대적으로 바깥세상의 모든 것이 느리게 느껴지고 반대로 도파민이 적게 분비될 때에는 바깥세상의 모든 것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3. 도파민이 많아지면 세상은 시간은 느리게 갈까?
그렇다면 도파민 활성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키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까? 실제로 필로폰 같은 약물은 도파민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반면에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할로페리돌 같은 약물은 거꾸로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우리가 왜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끼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다.
도파민을 많이 분비시키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 반면 도파민 작용을 억제하면 시간이 빨리 흐러가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다.
4. 인생을 길게 느끼며 사는 법
그렇다면 세월의 흐름을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자꾸만 빨라지는 자신의 시계를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할까? 자신의 시계가 자꾸만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우울해하지만 말고 스스로 시간을 느리게 흘러가도록 해볼 수가 있다.
우리 뇌 안의 시간 감각 회로의 속도를 조절하는 도파민은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자극을 받거나 기대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경험할 때 많이 분비된다.
즉, 새롭고 자극적인 경험을 자주 하는 것은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켜 선조체의 시간 감각 회로를 빠르게 진동시키고 결국 같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게 할 것이다.
이뿐 아니라 많은 새로운 기억의 조각을 남겨 나중에 우리가 오랜 인생을 산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