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때 원나라의 지배를 받으면서 우리나라에 원나라(몽골)의 문화와 언어들이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나라 말 중에 몽골어로부터 온 단어가 약 5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몽골어에서 차용된 우리나라 말은 무엇이 있을까?
그러한 몽골어로 부터 온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차용어 중 몇 개를 알아보기로 한다.
1. 두레박
옛날 고려시대 때부터 회화체를 중심으로 하는 외국어 교재인 "노걸대"라는 것이 있었다. 원본 외국어 교재인 노걸대에 보면 帖落(첩락)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북경말로 된 원본노걸대를 한글로 번역한 번역노걸대를 만든 최세진은 노걸대박통사집람(老乞大朴通事集覽)이라는 책에서<酒子:물을 긷는 도구이다.버드나무가지로 엮은 것이 있는데 원나라 말로 `첩락'(帖落)이라고 한다. 酒의 음은 `사'이며 상성(上聲)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2. 씨름
샅바를 붙잡고 하는 씨름을 몽골어로 Ссирѳм (씨룸)이라고 한다. 단순히 발음만 비슷한 단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의 규칙 등도 한국의 씨름과 유사하다고 한다.
3. 보라매, 송골매
보라매는 당시의 몽골어 boro로 부터 온 것이다. 송골매는 몽골어 songhol(숑홀)에서 온 것인데 칭기즈칸의 송골매와 관련된 일화가 하나 있다.
칭기즈칸이 어려서 사냥을 하다 목이 말라 개울에서 물을 마시려하는데 마시려 할 때 마다 송골매가 와서 손을 치고 가기를 세번이나 반복하여 화가난 칭기즈칸은 송골매를 활로 쏴죽였는데, 그 후에 물을 보니 독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독이 든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한 생명의 은인과 같은 송골매를 쏴죽인 것을 후회하였다. 그 후로 송골매는 (특히 하얀 송골매) 몽골의 국조가 되었다.
4. 사돈
흔히 사돈의 유래에 관한 설로 고려시대의 장군 윤관이 등걸나무(사)에 앉아서 서로 머리를 숙였다(돈)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은 사돈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어원이 아니라 사돈이라는 단어를 보고 만든 언어 유희적 일화인 듯 하다.
몽골어로 사돈(xaдam)은 일가 친척을 의미하는 말로, 여기서 한국어로 사돈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한자 표기는 그냥 음만 빌린 것이다.
5. ~치 (장사치, 벼슬아치)
몽골에서 길을 jam이라고 한다. 길 안내인을 잠치(jam + chi)라고 하는데 "-chi"라는 접두어의 활용은 다양한 부분에서 볼 수 있다.
옛날에 뱃사공을 '나루치'라고 불렀는데 (우리나라에서) 이것도 나루+치 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이다. 이 뿐만 아니라 "치"는 자유롭게 붙어서 장사치, 벼슬아치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